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3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57세 아빠 머리 꼭대기에 앉아 있던 늦둥이 초등학교 4학년 금쪽이의 두 번째 솔루션 과정이 담겼다. 지난 주 오은영 박사는 '참을성'을 기르는 훈육 부재를 지적했는데, 부모는 솔루션 중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솔루션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문제도 발생한 듯했다. 과연 금쪽이는 변화할 수 있을까. 

오은영과의 1대 1 면담 후 금쪽이는 변화를 약속했지만, 2일차 본격적인 솔루션이 시작되자 곧바로 문제점을 노출했다. 참기 훈련을 위해 모의 수업을 진행했는데, 인내심을 잃은 금쪽이는 딴짓을 하며 집중하지 못했다. 이미 초등학교 고학년인 금쪽이가 40분 수업을 견디지 못하는 건 그 자체가 문제였다. 게다가 불편한 상황에서 이를 제지한 상대가 괴롭힌다고 생각해 공격적인 반응을 보였다. 

3일차, 참을성 기르기 훈련은 이어졌다. 제한된 시간 동안 물 옮겨 담기, 가족 단합 줄넘기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과정도 결과도 좋지 못했다. 훈련 중 금쪽이는 아빠를 닦달하며 명령을 내렸고, 미션에 실패한 후에는 음료를 집어 던지는 등 화풀이를 했다. 엄마가 전과 달리 단호히 훈육하자 욕설을 하며 자신의 팔을 깨물고 머리를 때렸다. 새롭게 발견된 문제였다. 

오은영은 부모가 작정하고 단호하게 바뀌자 공격 반응의 형태가 바뀐 것이라며 자해 행동을 통해 부모를 조종하려는 고의적인 행동이라 분석했다. 또, 불편한 상황에서 통제권을 가지려는 의도이므로 과잉 반응하지 않고 차분히 대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오래 참기 훈련에 실패한 후에는 벽을 차고 욕을 하며 난동을 부렸다. 부모는 쩔쩔맸고 훈련은 흐지부지 끝났다. 

훈육을 대화로 착각하는 금쪽이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솔루션이 잘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오은영은 아빠가 화내지 않고 차분한 건 장점이나 훈육을 타령조로 한다고 지적했다. 아이에게 심한 말을 듣고도 아무런 감정을 표현하지 않으면 아이가 감정을 배우지 못한다. 또, 옳고 그름을 가르쳐 줄 때는 간결하고 분명하게 할 것을 조언했다. 엄마의 훈육 방식도 문제였다. 훈육이 필요한 상황에서 부드럽게 말을 걸었다. 훈육을 대화로 착각한 것이다. 

그날 밤, 아빠는 금쪽이가 게임 머니를 몰래 결제한 사실을 확인했다. 엄마는 비밀번호를 왜 안 바꿨냐며 아빠를 타박했다. 잘못한 아이보다 더 야단을 맞았다. 덕분에 금쪽이는 잘못을 나눠지게 됐다. 엄마는 밤이 늦었기 때문에 훈육을 다음 날로 미뤘다. 아침이 되자 회초리를 들더니 혼을 내면서 양말을 챙겨주고 음식을 얹어줬다. 헷갈리는 엄마의 행동, 훈육이 되고 있는 걸까.

"절대 하면 안 되는 행동이야. 몰래 했기 때문에 도둑질과 똑같아. 밖에서 도둑질하면 처벌받아."

오은영은 잘못된 점을 그 자리에서 바로 얘기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도둑질'이라는 말이 지나친 게 아니냐고 걱정하는 부모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오은영은 지나친 걱정은 아이의 배움을 망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엄마는 성장통을 고통이라고 착각해서 금쪽이가 실패와 좌절을 겪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내면이 성장할 기회를 빼앗은 셈이다. 

한편, 금쪽이는 변비로 고생 중이었는데 관장약 없이는 아직 대변을 보지 못했다. 11살의 나이에도 아직 배변 훈련이 되지 못한 상태였다. 엄마는 뒤처리까지 도맡아서 해줬다. 금쪽이는 만 6세부터 매주 관장을 하고 있었다. 오은영은 자존감에 손상을 입고, 독립된 개인으로 발달하지 못한다며 "스스로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명백히 전달하라고 조언했다. 

부부 사이에 서로 존중하는 태도가 중요한 이유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금쪽네의 가장 큰 문제점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금쪽이를 훈육하는 아빠와 아빠를 훈육하는 엄마'라고 할 수 있다. 금쪽이의 감정이 우선인 엄마는 솔루션이 실패하는 원인을 아빠 탓으로 돌렸다. 아빠는 잘못이 없냐고 집요하게 따져 물었고, 아무것도 하는 게 없다고 핀잔을 줬다. 금쪽이는 엄마의 말을 고스란히 습득했다. 사실상 모자가 한 편이 되어 아빠를 외톨이로 만들었다. 

"엄마가 또는 아빠가 상대 배우자를 아이들에게 어떻게 인식시키는지." (신애라) 

그럼에도 아빠는 회사 생활을 하며 가족에게 살갑게 대하지 못한 부분을 사과하고 잘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진심을 전한 아빠의 메시지에 스튜디오는 눈물바다가 됐다. 오은영의 새로운 금쪽 처방은 '참참참 + 패밀리 빌드업'이었다. '참된 교육으로 참을성을 기르고 참사람으로 키우자'는 기본 골자는 유지하되 무너진 가족 관계를 살리자는 취지였다. 

드디어 솔루션의 효과가 나타났다. 참을성을 키우기 위해 불글씨 연습도 했고, 감정 스피드 게임을 하며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익혔다. 금쪽이는 스스로 해보겠다며 의지를 보였고, 짜증을 낸 후에도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체육관에 가서 방울소리가 나지 않게 걷는 훈련도 성공했다. 달라진 금쪽이의 대견한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금쪽이네는 드디어 평범한 일상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다. 

늦둥이였기에 더 애지중지했을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훈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여실히 깨달을 수 있었던 솔루션이었다. 또, 부부 사이에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를 갖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도 배울 수 있었다. 결국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니 말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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