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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 바라본 순천만
▲ 순천만 전경 전망대에서 바라본 순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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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보전을 위한 국제회의인 람사르 회의가 경남 창원에서 있은 지 언 1년이 지났다. 이명박 대통령은 람사르총회 개막 연설에서 한국은 "람사르 협약 총회를 계기로 습지보호지역과 람사르협약 등록 습지를 지속적으로 늘려 나갈 것이며, 람사르협약의 모범국가가 되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람사르총회 이후 1년이 지나도록 추가된 람사르습지는 없다. 다만 습지보호지역은 람사르총회 이후 습지보호지역은 지난 해 시민단체와 강력한 요구에 의해 지정한 대청호 추동 일대 수역 0.346㎢가 추가되었으며, 지난 10월 1일에 두 곳이 지정되었다. 하지만 이 가운데 물장오리 오름 습지는 지난해 10월에 이미 람사르습지로 등록된 곳이기 때문에 실제로 보호지역으로 추가된 습지는 제주도에 있는 0.126㎢ 면적의 작은 '1100고지 습지' 한 곳뿐이다.

총 4마리의 독수리가 순천만에서 월동을 준비하고 있었다.
▲ 순천만에 나타난 독수리 총 4마리의 독수리가 순천만에서 월동을 준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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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강의 생태계를 되살린다는 명목으로 2012년까지 한강과 낙동강, 금강, 영산강에 20개 이상의 보를 건설하고, 5.7억㎥를 준설하며, 377km의 제방을 보강하겠다는 4대강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거대한 일련의 토목사업이 진행되면 각종 물새와 민물고기를 비롯한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도래지인 4대강의 주요 하천습지가 사라지거나 크게 훼손될 것이다.

또한, 연안개발 특별법을 통과시켜 개발업자에게 전국의 해안습지 매립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특권을 부여했다. 송도갯벌매립과 가로림만 조력발전으로 매립되는 갯벌 등 현재 진행되는 연안갯벌 매립은 해안 생태계에 심각한 훼손이 불가피하다. 추가적이 연안갯벌 매립은 전세계적인 추세와도 맞지 않다. 생태계 훼손과 갯벌의 생산성을 인정하고 있는 선진국들은 습지총량제를 도입하여 습지개발을 지양하고 있다.

순천만에 살고 있는 짱뚱어
▲ 짱뚱어 순천만에 살고 있는 짱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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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습지보전지역으로 지정되고 람사르로 등록된 지역의 관리는 어떤가? 생태서울을 꿈꾸는 순천시에 순천만을 찾았다. 대학생 습지탐사단과 함께 지난 토요일(14일) 다녀온 순천만은 역시 아름다웠다. 순천만은 갈대와 S자형 물길과 넓은 갯벌로 둘러쌓인 천해의 보고였다. 해설자의 말에 따르면, 순천만은 여자만 내에 있는 작은 만이다. 하지만 순천만이 워낙 유명해져서, 여자만이라는 이름을 잃어가고 있다고 한다.

순천만이 유명해진 것은 96년 흑두루미가 발견되고부터다. 대구에 달성습지에 찾아오던 흑두루미가 사라지고 순천만에 흑두루미가 처음 발견되었을 때, 대구의 흑두루미가 순천만으로 이동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증언에 의하면 수백년 전부터 매년 흑두루미가 찾아왔었다고 한다. 지역에서는 '강산두루미'라고 불리고 있었다. 흑두루미는 전세계 1만2000마리만 생존해 있는 매우 귀한 새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천연기념물로 보전하고 있고 세계자연보전연맹에서 적색자료목록에 올라와 있는 종이다.

너무 멀어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멀리 흑두루 150여 마리가 먹이를 먹고 있다.
▲ 논에서 먹이를 먹는 흑두루미 너무 멀어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멀리 흑두루 150여 마리가 먹이를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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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순천만은 다행히 아직 잘 보전되어지고 있는 듯 했다. 데크 설치를 통해 습지에 접근을 차단하고 있었다. 하지만 갈대밭 중앙을 가로지르고 있어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다. 측면으로 설치하여 갯벌과 갈대를 조금 더 보전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했다. 또한 넓은 농경지에 찾아온 흑두루미 보호를 위해 차량을 통제하고 있었다. 사람의 접근을 차단하여 흑두루미의 안정적인 월동지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볼 수 있었다. 생물종다양성협약을 통해 농민들에게도 수확 후 볏집을 팔지 않을 수 있도록 하고 있어 흑두루미의 안정적인 먹이공급처를 유지하려 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96년 80여 마리에 불과하던 흑두루미가 현재는 200여 마리 월동하고 있다고 한다.

흑두루미는 일본 이즈미시에 대부분이 월동하며 소수개체만이 우리나라 등에 월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즈미시에 집단으로 월동하여 전염병 등을 통한 집단 폐사가 우려되고 있어 대체 월동지가 꼭 필요한 상황에서 순천만에 흑두루미의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이곳에도 개발의 바람을 피해갈 수 없는 모양이다. 목포~통영간 고속도로가 건설되고 있었는데, 이곳은 습지보전지역을 관통하고 지나가고 있었다. 현지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흑두루미 휴식처 역할을 하는 지역을 관통하여 지난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습지보전지역과 람사르 사이트로 지정된 곳에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몇 안 되는 나라가 우리나라라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함께한 습지탐사단원들은 너무 안타깝고, 순천만을 찾아오는 흑두루미와 독수리 등이 영원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다.

다행히 순천시장은 습지보전지역 지정을 확대해 나갈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향후에는 순천만이 자연상태 그대로 보전되어 질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내보였다. 순천시가 순천만을 통해 진정한 생태서울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

민물도요가 순천만의 갯벌에서 먹이를 찾고 있다.
▲ 순천만에 나타난 민물도요 민물도요가 순천만의 갯벌에서 먹이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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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순천만, #람사르, #습지보전지역, #4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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