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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6일(현지시각) 전날 남북한 간에 합의한 이산가족 상봉 합의 사항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며 다시 우리 정부를 강력하게 비난한 이유 중의 하나로 미국 전략폭격기(B-52)의 폭격 훈련을 들고 나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북한은 이날 국방위 정책국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이에 관해 "판문점에서 흩어진 가족, 친척들의 상봉과 관련한 합의를 이룩해나가는 그 시각에는 괌도에서 끌어들인 미국의 B-52 핵전략 폭격기 편대들이 조선 서해 직도 상공에서 하루 종일 우리를 겨냥한 핵 타격 연습에 돌아치게 하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조선의 군부 호전광들은 지금도 '키 리졸브','독수리' 합동 전쟁연습이 인도주의와는 무관하다며 일정대로 강행할 속심으로 최종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관해 <연합뉴스>는 "군의 한 소식통은 이날 'B-52 1대가 어제 출격했으며 전북 군산 직도 상공 일대에서 훈련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그는 '미군의 미리 짜인 훈련 계획의 하나로 알고 있지만, 미군 전력이어서 구체적인 훈련 상황 등은 언급할 수 없다'고 전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관해 <로이터통신>은 "이러한 B-52 전략폭격기 출격 사실에 관해 한국 주둔 미군 관계자는 즉각 입장을 밝힐 사람이 없었으며 하와이에 있는 미 태평양 사령부는 이메일이나 전화 인터뷰에 즉각 답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정부 관계자는 "올해 키 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은 평년과 같은 수준과 범위에서 시행될 것"이라며 "미국 항공모함이나 전략폭격기 등은 참가하지 않는 쪽으로 계획이 수립됐다"고 언론 매체들이 보도한 바 있다.

이에 관해 <연합뉴스>는 "올해는 북한이 평화공세를 펴는 등 한반도 안보상황이 달라진 점을 고려, 한미 군 당국이 미군 전략무기의 한반도 전개를 자제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이 최근 상호비방과 군사적 적대행위 중지를 지속해서 제안하고 우리 정부의 이산가족 상봉 요구도 수용한 상황에서 북측을 지나치게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B-52 전략폭격기가 왜 하필 남북한 간의 실무 접촉이 열리는 5일에 한반도 서해 사격훈련장인 직도 상공에서 폭격 훈련을 실시했는지에 대한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26일, 한미 군사훈련에 미 전략폭격기가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연합뉴스> 보도에 의하면 국방부 관계자는 "작년에는 북한이 전쟁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군사적 긴장 수위를 최대로 높였기 때문에 미국의 전략폭격기 등이 동원됐지만, 올해는 그런 자산은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됐었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미국의 전략폭격기는 한미 합동 군사훈련이 시작되기도 전에 그것도 남북한 간의 이산가족 상봉에 관한 실무접촉이 열리는 날에 한반도 상공에 출몰해 핵무기 폭격 연습을 한 셈이다.

최근 남북한 간의 관계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고 있는 시점에서 이러한 미 핵전략 폭격기의 갑작스러운 한반도 출현은 다시 남북한 간의 긴장 촉발을 불러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전략폭격기의 출현에 관한 논란은 우리 정부가 사전에 아무런 정보를 인지하지 못했거나, 설사 인지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국방부 관계자의 말처럼 '미군 전력'이어서 이에 관해 의견 개진 등 아무런 권한 행사를 할 수 없었다는 것을 반증할 수도 있어 씁쓰레함을 남기고 있다.


태그:#한미 군사훈련, #전략폭격기, #남북 관계, #이산가족 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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