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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 시조시인의 일본어번역시조집 <다반향초> 표지.
 김정희 시조시인의 일본어번역시조집 <다반향초> 표지.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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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時調)의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거론되는 가운데, 김정희(86) 시조시인이 그동안 발표해온 작품을 일본어로 번역해 책으로 펴냈다.

시조집 제목은 <다반향초(茶半香初)>(고요아침 간). 다반향초는 "차를 마신 지 반나절이 되었으나 그 향은 처음과 같다"는 뜻이다.

시조집은 '찻잔에 딸을 띄워', '구름 운필', '바람 한 자락에', '물위에 뜬 판화'의 4개 단락으로 엮어 놓았다.

시조의 일본어와 우리말을 나란히 실어 놓았다.

이번 일본어번역시조집은 김정희 시인이 번역하고 나성은‧박선술 감수로 되어 있다.

김정희 시인은 머리글에서 "우리 시조가 신라의 향가에 연원을 둔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정형시"임을 천명하면서 "시조가 금명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희망을 지니고 있는 한국 문학의 종가"임을 밝혀놓았다.

일본어로 번역한 것은 시조의 세계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김 시인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떠날 인생. 어영부영하면서 세월만 보냈다"며 "덧없고 허망한 세월의 자취를, 글을 쓸 수 있는 행복과 불행을 감내하면서 또 다시 책을 엮는다"고 전했다.

시조는 그가 다시 일어선 흔적이라는 것. 김 시인한테는 불의의 사고로 29세에 세상을 등진 남동생과 고등고시 2차 합격을 앞두고 25세에 떠난 첫 아들을 가슴에 묻은 아픔이 있다. 김 시인은 이런 아픔을 견뎌내며 시조를 지었다는 것이다.

황치복 문학평론가는 "김정희의 시조에는 실존적 고민과 형이상적인 고민들이 어우러져 그녀의 시론에 깊이와 넓이를 부여하고 있다"면서 "시조의 본령은 시인이 살아온 시대를 정직하게 바라보고 기록하는 시대의 증언자다"고 평하기도 했다.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던 김 시인은 숙명여대 국문학과에서 수학했고, 1974년 시조집 <소심>에 이어 <산여울‧물여울>, <물 위에 뜬 판화>와 수필집 <아픔으로 피는 꽃> 등을 펴냈다.

그는 한국시조문학상, 문학의해 문체부장관 표창장, 경남예술인상, 한국예술상 등을 수상했고, 현재 '한국시조문학관' 관장을 맡고 있다.

태그:#김정희 시인, #시조, #다반향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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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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