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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강원도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에서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화천군에서 발생한 산불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이날 낮 12시 47분께 화천군 화천읍 중리에서 산불이 나 산림 당국이 산불 2단계를 발령, 소방 당국 등과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 화천 산불 상황 점검하는 김진태 강원도지사 30일 오후 강원도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에서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화천군에서 발생한 산불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이날 낮 12시 47분께 화천군 화천읍 중리에서 산불이 나 산림 당국이 산불 2단계를 발령, 소방 당국 등과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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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7일 오후 8시 9분]

국민의힘이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술자리' 의혹에 대해 진상조사에 나선다고 7일 밝혔다. 지난 3월 31일, 강원도 홍천 등지에서 산불이 일어났을 당시 골프를 친 행적을 두고 이미 비판 여론이 거셌는데, 여기에 추가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진 탓이다.

김진태, 산불 당시 골프연습 후 개인 음주 일정

김진태 강원지사는 3월 31일 강원도 홍천군에 산불이 발생한 시각에 춘천의 한 골프연습장에 들러서 골프 연습을 했던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특히 당시 시간이 오후 5시 30분이었던 터라, '무단 조퇴'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당시 김진태 지사 측은 '1시간 연가'를 내고 조퇴를 했던 것이라 설명했지만, 서류상 연가 신청일이 3월 31일이 아니라 4월 3일로 밝혀지며 논란은 더 커졌다. 이후 김 지사 측은 "구두로 연가를 신청했는데, 비서실이 누락했다"라고 해명했다. 공교롭게 기안자도 그날 연가라서 행정 처리가 늦어졌다는 것.

계속되는 비판에 결국 김진태 지사는 고개를 숙였다. 그는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3월 31일 강원 고성에서 식목 행사를 마치고 춘천에 도착한 뒤 벌어진 일과 관련,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산불 위기 상황에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라며 "중요한 시기인데 도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더욱 유념하겠다"라고 사과했다(관련 기사: 산불 났는데 조퇴하고 골프연습장 간 김진태... 야당 "사죄하라" https://omn.kr/23dqd ).

그런데 7일 KBS가 당시 행적에 대한 추가 의혹을 폭로하고 나섰다. KBS는 "골프 연습을 한 데 이어 한 식당을 찾아 지인들과 '술자리'까지 가졌던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김 지사는 이날 저녁 6시에 지인들과의 식사 일정을 잡아 놓은 상태였다"라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김진태 지사의 "그날 저녁 약속은 산불이 발생하기 전에 잡혔던 김 지사의 개인 일정"이었다. 당시 "강원도는 산불 24시간 비상근무체계를 유지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김진태 강원지사가 개인 일정으로 음주를 한 게 부적절하다는 취지다.

그러자 김 지사 측은 해당 매체에 "업무 협약을 위한 저녁 약속 자리였으며, 음주 여부에 대해선 확인해줄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구체적인 해명을 거부한 셈이다.

KBS는 3월 31일 화재보다 앞선 3월 18일에도 "김진태 지사는 해당 골프연습장을 찾아 골프 연습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지적했다. 김 지사 측은 "주말이었고, 개인 시간이었다"라고 밝혔다. 강원도청은 "크지 않은 산불"이었다라고도 밝혔지만, 당시 산림청 보도자료에는 산림 당국이 '산불 1단계'를 발령하고 야간까지 진화 작업에 나섰던 것으로 기재됐다.

국민의힘 "진위 여부 철저히 조사... 경중에 따라 책임 물을 것"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대출 정책위의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왼쪽은 이철규 사무총장.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대출 정책위의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왼쪽은 이철규 사무총장.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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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해당 보도가 나간 지 몇 시간이 채 되지 않아 언론에 "김진태 강원도지사에 대한 KBS의 보도와 관련해 김기현 대표는 금일 중앙당 당무감사실을 통해 보도된 내용의 진위 여부를 철저히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고 공지했다. "사안의 경중에 따라 책임을 묻는 조치를 취할 것을 사무총장에게 지시했다"라고도 강조했다.

이어 "아울러 김기현 대표는 당의 기강 확립을 위해 앞으로도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 않는 언행에 대해 일체의 관용 없이 일벌백계로 임할 것임을 다시 한 번 밝힌다"라고도 덧붙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공언한 "엄정한 윤리 기강 확립"의 일환으로 풀이된다(관련 기사: 당내 잇따른 설화에 '엄중 경고' 나선 김기현... 공천 불이익도 시사).

야당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김진태 지사는 '강 건너 불구경'이 습관인가?"라는 제목의 브리핑을 통해 "수백여 명의 진화 인력이 연이틀 지속된 대형 산불과의 전쟁을 벌이는 사이, 김진태 지사는 지인들과 편안히 식사를 즐기고 있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심지어 2주 전인 지난달 18일 강원도 평창에서 산불이 발생해 축구장 28개 면적의 산림이 소실되고 주민 7명이 대피하던 날도 김진태 지사는 골프 연습장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이 정도면 산불 보고를 집무실이 아니라 골프 연습장으로 하러 가야 할 판"이라고도 날을 세웠다.

강 대변인은 "모든 국민이 산불에 마음 졸이시는 사이 업무 시간에 골프를 치고 저녁에 술자리를 가지는 도지사라니, 도민과 국민께 부끄럽지 않은가?"라며 "김진태 지사는 국민 앞에 사죄하시라. 그리고 국민의힘은 자당 소속 도지사의 무책임한 언행에 단호히 책임을 물으시라"라고 요구했다.

강원도 "산불 와중에 있었던 일 아냐... 허위보도 대해 법적조치"

한편, 강원도청은 논란이 확산되자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KBS 보도를 다시 반박하고 나섰다. 보도에 거론된 3월 18일 김 지사의 골프 연습과 3월 31일 만찬은 당시 산불 진화 시각 등을 감안할 때, 산불 와중에 진행된 게 아니라는 게 주된 골자였다.

이에 대해 강원도 측은 구체적으로 "주말 토요일인 3월 18일 (김 지사의) 골프연습장 방문 시간은 오전 7시~8시였으므로, (같은 날) 16시 38분 발화된 평창 산불 이전에 이뤄진 것"이라며 "도내에는 16일 밤부터 18일 오전까지 일체 산불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3월 31일 발생한 원주 산불은 16시 7분, 홍천 산불은 18시 1분 진화가 완료됐고, 보도에 언급된 만찬은 산불 진화 후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3월 18일 골프 연습과 3월 31일 만찬은 강원도내 산불이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어난 것이 명백하다"면서 "그럼에도 해당 건이 산불 중에 이뤄진 것으로 보도하게 되면 명백한 허위보도에 해당되므로 이에 대해 법적조치할 것"이라고 알렸다.

태그:#김진태,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산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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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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