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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약사입니다. 저희 어머님은 평생 멀미로 고생하시고 긴 여행을 못가십니다. 그 이유는 오늘의 주제 멀미 때문입니다. 

멀미는 대체 무엇일까요? 여러분 중에도 낚시하러 가서바다의 파도에 구토했던 경험, 또는 긴 여행 후 차에서 내리자마자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것을 경험해 본 적이 있나요? 이 모든 것이 멀미의 일환입니다. 멀미란 차, 배, 비행기 등을 이용하면서 몸이 흔들릴 때 어지러움, 메스꺼움, 구토,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멀미의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주요 원인은 우리의 감각 기관들 사이의 정보 불일치 때문입니다. 우리의 눈, 내이(귀 안쪽), 심지어 피부와 근육에서 오는 감각 정보가 모두 우리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뇌에 전달합니다. 

이 정보들이 서로 일치하지 않을 때, 뇌는 혼란을 느끼고 우리는 멀미를 경험합니다. 예를 들어, 차 안에서 책을 읽는 동안 우리의 눈은 움직이지 않는 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우리의 내이(균형을 담당하는 귀의 안쪽 부분)는 차의 움직임을 감지합니다. 이 두 정보가 뇌에서 충돌하며, 뇌는 "우린 지금 무슨 상황인가요?"라고 혼란스러워하며 멀미로 반응하는 것이죠. 간단히 말해, 이처럼 멀미는 눈, 귀, 근육을 통해 우리의 뇌가 받아들이는 운동 정보가 서로 일치하지 않을 때 발생합니다. 특히, 가속도 방향 전환에서 자주 발생하는 이 현상은 차, 배, 비행기 여행 중 흔히 발생합니다.

심지어 가상 현실 기기를 사용할 때도 멀미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뇌가 가상의 움직임과 실제 신체의 정지 상태 사이의 괴리를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러한 멀미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먼저 약물적인 방법부터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멀미는 위에서 균형기관을 담당하는 귀의 안쪽(내이)의 자극에 의해 온다고 말씀 드렸죠? 이 자극이 뇌의 구토 중추를 자극하면 어지러움이나 구토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럼 그러한 자극을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이 있을 것이고 그 신경전달물질을 차단하면 그게 바로 멀미를 예방하는 약이 됩니다. 멀미가 일어나는 과정에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이 바로 히스타민과 아세틸콜린이라는 성분입니다. 

그래서 멀미약은 주로 이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을 차단하는 항히스타민제와 항콜린제(항아세틸콜린제)로 이루어져 있는 것입니다. 가장 많이 쓰는 항히스타민제는 먼저 나온 1세대 항히스타민제가 쓰이는데 메클라진, 디멘히드리네이트, 디펜히드라민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항콜린제에는 스코폴라민 성분이 멀미약으로 쓰입니다. 멀미약을 사셔서 성분표를 보시면 위 성분들이 적혀있을 것입니다. 멀미약은 현재 마시는 종류, 알약, 짜먹는 타입, 씹어먹는 츄어블 제제, 귀 밑에 붙이는 패치로 나와있으니 사용가능 연령과 용량들을 약사님과 상의하셔서 약국에서 구매하시면 되겠습니다. 

예를 들면 만 2세미만은 평형기관이 잘 발달되어 있지 않아 먹이실 필요가 없고 3세 이상부터 어린이들이 심하니 용량을 잘 체크해 보면 좋겠습니다. 

먹는 멀미약은 승차하기 30분에서 1시간 전에 복용하시길 권해 드리고 추가적으로 복용이 필요하다면 4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복용하시고 보통 1일 최대 3회까지 복용은 가능합니다. 붙이는 패치는 최소 4시간 전에 붙여야 하고 3일간 약효가 있으니 오래 여행하면 72시간마다 교환하고 한쪽 귀 밑에 1장만 붙이면 됩니다. 

꼭 알아둘 점은 패치는 스코폴라민 성분이 들어 있어 손으로 만지고 손을 씻지 않고 눈을 만지면 스코폴라민이 들어가 부교감신경이 억제되어 동공이 확장되고 시야가 흐려지게 되니 주의를 요한다는 것이다. 특히 스코폴라민은 녹내장 환자에게 사용하면 안압을 증가시켜 녹내장을 악화시킬수 있고 전립선 비대증 환자가 이용하면 소변를 더욱 누기 어렵게 하는 소변 저류를 일으키기 때문에 더욱 주의를 요합니다.

멀미약은 이처럼 1세대 항히스타민제와 항콜린제를 조합해 약물로 나오는데 이 약물들이 부교감신경을 억제해 입을 바짝 바짝 마르게 하거나 녹내장 환자, 배뇨장애 환자, 서맥(느린 맥) 환자들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1세대 항히스타민제의 경우 뇌로 약물이 가서 각성상태를 유지하게 하는 히스타민의 작용을 억제해 졸음이 올 수 있게 하니 멀미약 선택시 졸음이 심하신 분은 각성제인 카페인이 들어있는 멀미약을 선택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자동차 운전하시는 분이나 중장비 조작자는 신중히 투여하시길 바라고요.

그럼 이제 마지막으로 약물을 투여하지 않고 멀미를 줄이는 방법을 간단히 말씀 드릴까 합니다. 첫째, 차나 배에서는 전망이 좋은 곳에 앉아 이동 방향을 바라보세요. 비행기에서는 창가 자리가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둘째, 가능하면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환기를 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멀미의 불쾌한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셋째, 책 읽기나 스마트폰 사용과 같이 시선을 한 곳에 고정시키는 활동은 멀미를 유발할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멀미는 많은 사람들이 여행 중 겪는 일반적인 문제입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예방 조치와 약물을 통해, 우리는 이 불편한 불청객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이러한 팁을 기억하고, 필요한 경우 약국이나 의사와 상의해 적절한 약물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멀미로 인해 불편을 겪는다면, 위의 방법들을 시도해보세요. 감사합니다.

김원국 약사
 
ⓒ 완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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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완도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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