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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겨울바다가 보고싶어 거제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통영에 들렀다. 아침을 대충 먹고 일찍 출발했기 때문인지 시장기가 느껴진다. 서호시장 안 단골 시락국집에 가서 뜨끈한 시락국으로 제대로 요기했다. 차가운 바닷바람에 잔뜩 움츠려들었던 몸이 따뜻하게 풀리는 기분이다. 장어를 푹 고아 시래기를 넣고 끓인 시락국은 언제 먹어도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통영 시락국. 먹고 나니 차가운 거제 바닷바람에 움츠려들었던 몸이 따뜻하게
풀리는 느낌이다. 앞에 준비해놓은 반찬을 먹을 만큼 덜어오면 된다.
 통영 시락국. 먹고 나니 차가운 거제 바닷바람에 움츠려들었던 몸이 따뜻하게 풀리는 느낌이다. 앞에 준비해놓은 반찬을 먹을 만큼 덜어오면 된다.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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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구안으로 왔다. 그런데 문화마당은 공사를 하는지 여러 대의 중장비가 소음을 내고 있었다. 한쪽에 걸린 현수막을 보니 '세계축제도시 선정 축하 통영시민음악회'가 12월 2일, 강구안 문화마당에서 열린다는 내용이었다.
 
강구안 바다에는 여전히 귀여운 동백이가 떠있다.
 강구안 바다에는 여전히 귀여운 동백이가 떠있다.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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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축제도시 선정이 좀 생소해서 집에 돌아와 알아보았다. 1956년, 세계축제협회가 설립되었고 4대륙, 10개국, 110개 도시가 참여한 지난 10월, 제66회 세계축제협회 본선대회에서 통영시가 사계절 축제도시의 높은 경쟁력, 세계적인 수준의 음악축제, 대한민국 제1호 야간관광특화도시로 지정된 점을 인정받아 당당하게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는 것이다.

윤이상 음악콩쿠르, 통영 국제음악제, 한산대첩축제, 연극예술제, 지난 10월에 열렸던 통영예술제, 최근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디피랑 빛축제까지, 과연 축제도시로 선정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써 놓았다. 백석을 사랑했던 자야(김영한)는 천억의 재산을 법정스님께 시주하여 길상사를 세웠다. 그러면서 그녀는 '천억 원이란 돈은 큰 돈이지만 내가 사랑하고 평생 그리워한 백석 시인의 시 한 줄의 가치만도 못하다'고 했다고 한다.
 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써 놓았다. 백석을 사랑했던 자야(김영한)는 천억의 재산을 법정스님께 시주하여 길상사를 세웠다. 그러면서 그녀는 '천억 원이란 돈은 큰 돈이지만 내가 사랑하고 평생 그리워한 백석 시인의 시 한 줄의 가치만도 못하다'고 했다고 한다.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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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구안 골목에 새로 만들어 놓은 조형물.  청마의 시가 적혀있다.
 강구안 골목에 새로 만들어 놓은 조형물. 청마의 시가 적혀있다.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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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구안 골목길을 걸었다. 통영에 오면 늘 걷곤 하지만 여기저기 백석의 시가 걸려있는 골목은 언제나 푸근하고 정겹다. 골목 곳곳에 음악회 준비를 하느라 새로 만들어 놓은 조형물들이 보였다. 소설가 박경리, 유치환, 김춘수 시인의 작품들이 적혀 있었다. 통영은 예향의 도시이다. 백석, 김상옥, 김용익, 이중섭, 전혁림 등, 많은 예술가들이 작품에 통영을 녹여내었다.
 
강구안에서 대로를 따라 조금 걸으면 김춘수 시인의 생가가 있다. 골목입구에 
앉아있는 시인의 모습
 강구안에서 대로를 따라 조금 걸으면 김춘수 시인의 생가가 있다. 골목입구에 앉아있는 시인의 모습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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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마거리에서 만난 유치환 시인의 모습
 청마거리에서 만난 유치환 시인의 모습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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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구안 골목길에 마련해둔 조형물. 김춘수 시인의 '꽃'이 새겨져 있다.
 강구안 골목길에 마련해둔 조형물. 김춘수 시인의 '꽃'이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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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을 사랑했던 시인들의 얼굴이 있다.
 통영을 사랑했던 시인들의 얼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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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 그림이 붙은 이중섭 식당을 지나니 성녕간(대장간) 어르신은 여전히 불을 피워 놓고 호미날을 벼리고 계셨다. 이 아름답고 매력적인 도시, 통영에 곧 다시 오리라. 돌아서는 발걸음이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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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통영, #세계축제도시선정, #강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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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마치 숨을 쉬는 것처럼 나를 살아있게 한다. 그리고 아름다운 풍광과 객창감을 글로 풀어낼 때 나는 행복하다. 꽃잎에 매달린 이슬 한 방울, 삽상한 가을바람 한 자락, 허리를 굽혀야 보이는 한 송이 들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날마다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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