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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경북지부와 경북교육연대 등 교육단체들은 16일 경북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동의 한 중학교 교장이 여교사에 대해 지속적인 성폭력을 일삼았다며 경북교육청에 파면을 촉구했다.
 전교조 경북지부와 경북교육연대 등 교육단체들은 16일 경북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동의 한 중학교 교장이 여교사에 대해 지속적인 성폭력을 일삼았다며 경북교육청에 파면을 촉구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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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의 한 중학교 교장이 여교사를 상대로 6개월간 지속적인 성추행을 일삼고 사건이 불거지자 2차 가해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단체들은 해당 학교장을 즉각 파면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전교조 경북지부와 경북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중학교에 부임한 A교장은 B교사에게 "장학사가 되도록 도와주겠다"거나 "교원 인사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며 속옷 사이즈를 묻는가 하면 민감한 부위를 손으로 누르는 등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B교사는 여러 번 항의를 했지만 지속적으로 성폭력이 이어지자 지난 2월 29일 안동경찰서에 신고하고 3월 4일에는 상급기관인 안동교육지원청에 성고충사건조사 신청서를 접수했다.

그러자 A교장은 병가를 낸 B교사의 집에 찾아가는가 하면 "잘못했다. 한 번만 살려 달라. 죽고 싶다" 등 사흘간 70통이 넘는 문자를 보내고 통화를 시도하는 등 2차 가해를 하기도 했다.

경찰은 B씨로부터 신고를 접수한 후 조사를 진행해 3월 5일 경북교육청에 수사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수사개시 통보'를 했지만 경북교육청은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12일에야 A교장에 대해 '직위해제'를 통보했다.

전교조 경북지부와 경북교육연대 등 경북지역 교육단체들로 구성된 '학교장에 의한 교사 성폭력 사건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16일 경북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씨의 파면을 촉구했다.

공동대책위는 "관리자의 성폭력이 지속적으로 이어지자 피해교사는 경찰서에 신고한 후 상급기관인 교육지원청에 성고충사건조사 신청서를 접수했다"며 "그러나 해당 교육지원청과 경북도교육청의 늑장대응으로 2차 가해를 저질러 피해자와 가족은 극심한 공포와 불안에 떨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육청이 2차 가해 방지 및 피해자 보호조치를 하지 않는 동안 피해자 스스로 병가를 내고 자신을 보호 조치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은 경북도교육청의 성폭력에 대한 대응역량과 성인지 감수성의 부족을 다시 한 번 방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경북교육청이 가해자에 대한 직위해제가 늦어진 것은 경찰의 수사개시 통보가 늦었기 때문이라고 답변해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까지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손미현 전교조 경북지부 사무국장은 "수사개시 통보가 접수되면 즉시 직위해제를 해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조치 해야 한다"며 "교육청의 미온적인 대응으로 피해자는 2차 가해까지 당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전교조 경북지부와 경북교육연대 등 교육단체들은 16일 경북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동의 한 중학교 교장이 여교사에 대해 지속적인 성폭력을 일삼았다며 경북교육청에 파면을 촉구했다.
 전교조 경북지부와 경북교육연대 등 교육단체들은 16일 경북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동의 한 중학교 교장이 여교사에 대해 지속적인 성폭력을 일삼았다며 경북교육청에 파면을 촉구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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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대책위는 또 "성고충심의위원회 심사결과 '가해자 징계요구'와 '교직원 성인지 감수성 대면연수 실시'라는 조치사항이 나온 후에도 피해자 가족이 2차 가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 항의할 때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3월 29일에야 전체 교직원을 대상으로 2차 가해와 재발방지 관련 연수를 실시했다"고 지적했다.

경찰수사 종결 후 검찰에 송치된 A교장이 변호사를 통해 피해자에게 일방적으로 사과를 전하고 합의를 종용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진정으로 회복하는 일은 신속하게 가해자가 행정과 형법에 따라 합당한 처벌을 받는 것"이라며 경북교육청에 파면을 촉구했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에게도 교육기관에서 위계에 의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것과 2차 가해에 대해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책임자로서 즉각 사과할 것과 재발방지를 위한 성인지 감수성 관련 연수 실시, 각 학교에 공문을 통한 책무성 강화 등도 촉구했다.

한편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성고충심의위원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성희롱에 해당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오는 29일 징계위를 열어 중징계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공동대책위가 늑장 대응을 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는 "가해자와 피해자 선생님 모두 3월 4일 병가를 내고 안 나왔기 때문에 따로 분리조치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며 "징계 의결을 하고 감사과에 자료를 넘기면 그 후 진행되는 건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태그:#경북교육청, #여교사성추행, #중학교교장, #경북교육연대, #파면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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