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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재개를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재개를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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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오랜 진통 끝에 대규모 우크라이나 지원에 나선다.

팻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우리는 군수품을 매우 빠르게 운송할 수 있는 강력한 물류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라며 "며칠 안에 우크라이나에 보낼 수 있다"라고 밝혔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미국 및 유럽이 지원이 늦어지며 러시아의 대대적인 공세에 밀리던 우크라이나는 이번 지원으로 숨통을 틔우게 됐다"라고 전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방송도 "미국의 이번 지원은 우크라이나를 승리로 이끌 묘책은 아니더라도 전쟁을 지속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러시아의 평화 협상 압력에서 벗어나게 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젤렌스키 "미국에 감사... 전쟁 종식시킬 것"

전날 미국 하원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608억 달러(약 84조 원) 규모의 지원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311표, 반대 112표로 가결했다. 이는 미국이 2022년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던 예산 1130억 달러(약 156조 원)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이 밖에도 이스라엘에 260억 달러, 대만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에 81억 2천만 달러를 지원하는 예산 패키지를 통과시켰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상원이 신속하게 이 법안을 내 책상으로 보내고, 내 서명을 거쳐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의 긴급 수요를 맞출 무기와 장비들을 빨리 보낼 수 있도록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나는 미국 하원, 그리고 역사가 옳은 방향으로 가도록 결정한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에게 감사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의 악이 승리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 모든 미국인에게 감사한다"라며 "우리는 미국의 지원으로 나라를 강하게 만들고, 블라디미르 푸틴이 패배해야만 하는 이 전쟁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난 10월 제출됐으나 하원에서 공화당의 반대로 묶여 있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 통과는 공화당 소속 존슨 하원의장의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크라 지원 주도한 미 하원의장 '축출 위기'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 지지를 보도하는 CNN 방송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 지지를 보도하는 CNN 방송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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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이스라엘 지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으나,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강경파와 온건파가 나뉘어 심각한 갈등이 터져 나왔다. 일부 초강경파 의원들은 의장 축출까지 거론하며 압박했으나, 존슨 의장은 과감한 돌파를 선택했다. 

그는 하원 연설에서 "나는 이기적인 결정을 내릴 수도 있고,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지만 내가 옳다고 믿는 일을 하겠다"라며 "역사는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를 평가할 것이고, 지금은 우크라이나에 원조를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우크라이나가 무기와 탄약의 생명선을 계속 유지하지 않으면 러시아가 전쟁에서 승리해 유럽으로 더 깊이 진군하여 미국을 또 다른 세계 대전으로 끌어들일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미국 청년들보다 미국 총알을 보내는 것이 더 낫다"라고 밝혔다.

미국 CNN 방송은 "존슨 의장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대담한 인물이라는 것을 증명했다"라며 "비록 이번 전쟁에서 승리하려는 러시아의 의지가 약해지지 않더라도 존슨 의장이 보여준 행동은 수천 명의 우크라이나 국민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공화당 내부에서는 예상대로 반발이 나왔다. 초강경파를 이끌며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던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존슨 의장이 공화당을 배신했다"라고 "그가 사임하지 않으면 축출하겠다"라고 위협했다. 

이를 놓고 공화당의 차기 대선 후보로 나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에도 관심이 쏠린다. 

태그:#우크라이나, #미국, #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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