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어 민희진 대표

어도어 민희진 대표 ⓒ 어도어

 
제2의 피프티 피프티 사태 발생인가? 하이브와 산하 레이블 어도어가 내홍에 휩싸였다. 일련의 보도와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하이브는 산하 레이블 어도어에 대한 감사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 부대표 A씨와 B씨 등에게 감사 질의서를 발송했으며 여기엔 어도어 경영권 탈취 모의 내용, 사업상 비밀 유출, 부적절한 외부 컨설팅, 인사채용 비위 등과 관련된 내용이 담겨 있으며 23일까지 답변할 것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하이브는 어도어 이사진을 상대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한 상태다. 

어도어는 글로벌 인기 그룹 뉴진스의 소속사로서 지난 2022년 민희진 대표의 프로듀싱을 거쳐 데뷔해 급성장을 진행중이다. 하이브의 어도어 감사 및 내부 분쟁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이브의 주가는 22일 7.81%(1만 8000원)하락한 21만 2500원으로 장마감했다. 케이팝 업계의 대표적인 성공 신화로 손꼽혔던 하이브-어도어 사이엔 과연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하이브 vs. 어도어 민희진 대표 공방... 무슨 일이기에?​
 
 하이브 방시혁 의장, 어도어 민희진 대표

하이브 방시혁 의장, 어도어 민희진 대표 ⓒ 하이브, 어도어

 
현재 어도어의 최대주주는 하이브로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18% 정도를 민희진 대표가 소유한 상태로 표면적으로는 하이브가 당연히 우월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22일 모기업 하이브가 민 대표 및 경영진 A씨 등에 대한 감사권을 발동했으며 감사팀이 어도어 경영진 업무 구역을 찾아가 회사 전산 자산을 회수한 데 이어 대면 진술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보도에 따르면 하이브는 민 대표가 경영권 탈취를 위해 외부 사모펀드, 법무 법인 등과 매각 구조 자문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하이브 및 어도어 각종 자료의 유출,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부모 회유 등을 병행했다고 판단하고 대표직 사임을 요구했다고 소개되고 있다.  

​이에 반해 민희진 대표는 22일 밤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뉴진스가 이룬 문화적 성과가 하이브에 의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면서 최근 데뷔한 하이브 산하 또 다른 걸 그룹 아일릿이 뉴진스를 카피하고 있으며 방시혁 의장에 이와 관련해 문제 제기했으나 대표이사 직무를 정지하고 해임하는 절차를 밟겠다고 통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영권 탈취 시도 주장... 가능할까?
 
 뉴진스

뉴진스 ⓒ 어도어

 
23일 오전까지 소개된 보도 등을 종합하면 하이브는 민 대표가 뉴진스를 빼돌리고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실적으로 하이브가 지분을 외부에 팔 가능성은 없기 때문에 어도어는 이사회 개최를 통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 사모펀드 등에 신주 발행을 통해 하이브의 지분율을 희석하고 민 대표 측 우호 지분 비율을 늘리려고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현재 어도어 이사회는 민 대표 및 측근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1차 관문 통과는 어렵지 않은 상태다.  단, 이럴 경우 하이브가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을 제기할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법적 공방이 불가피하다. 재판이 돌입될 경우 유동자산 2조 원이 넘는 하이브 같은 초거대 기업이 대주주로 있는 상황에서 급전 마련을 위해 유상증자를 시행한다는 논리를 재판에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존재한다.  

또 다른 방안은 하이브 귀책 사유를 근거로 삼아 민 대표 및 뉴진스가 별도 회사를 차린다는 것이다. 어도어 및 뉴진스가 하이브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다면 합법적으로 독립이 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각종 연예계 분쟁에서 봐왔듯이 치열한 법적 공방을 피할 수 없다.  

거액의 위약금 부분 또한 걸림돌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뉴진스가 지난 2년 벌어들인 매출 규모를 감안하면 만약 엄청난 자본력을 지닌 투자자를 통해 위약금을 치르는 방법 등으로 해결하고 향후 활동을 통해 충분히 이를 메울 수 있지 않겠는가?라는 지적도 존재한다. 단, 이 방식의 경우에도 기존 팀명 사용 불가능 등 또 다른 후속 제약이 뒤따른다. 국내 굴지의 로펌을 법률 대리인으로 선정한 양측은 법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릴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현실이 된 주주들의 피해... 그리고 아티스트들
 
 뉴진스

뉴진스 ⓒ 어도어

 
​일련의 보도를 통해 당장 손실을 입게 된 건 하이브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이다. 특히 개미 투자자로 표현되는 일반 소액 주주들은 갑작스런 발표 내용에 따른 주가 급락으로 직격탄을 맞고 말았다. "하이브 주주는 그저 웁니다"라는 한 직장인의 한숨 섞인 원망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하이브 아티스트들 또한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당장 5월 이후 컴백을 앞둔 뉴진스는 이번 사태와 관련된 팀인 데다 민 대표의 입장문에는 "뉴진스 멤버 및 법정대리인들과 충분히 논의한 끝에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라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어 자칫 피프티 피프티와 유사한 사안으로 흘러가는 게 아니냐는 팬들의 걱정을 야기하고 있다. 또한 해당 입장문에서 카피, 아류 등의 단어로 실명이 거론된 신인 그룹 아일릿 또한 본의 아니게 난처한 입장에 놓이게 되었다.  

​어찌되건 이번 일로 인해 케이팝 업계의 성공 사례 중 하나로 손꼽혔던 하이브와 어도어, 그리고 방시혁 의장과 민희진 대표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셈이 되었다. 화해 등을 통한 갈등 봉합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현재 분위기를 감안하면 '하이브 vs. 어도어' 사태는 장기적인 법적 공방의 길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어도어 하이브 뉴진스 민희진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