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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휑하니 말똥말똥한 눈에 약간 치켜 올라간 눈 끝. '벗겨지듯' 훤한 이마에 아직 젖살이 덜 빠진 통통한 볼. 채시라, 최진실 등 흔히 말하는 미인형과는 거리가 먼 마스크다. 데카당스하면서도 약간의 퇴폐미가 있어 보여 세기말 분위기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는 평이다."

예, 배우 이나영씨 외모를 묘사한 글입니다. 이나영, 그 때 나이, 스무 살, 1999년 9월 20일자 <동아일보> 한 대목이었는데요. 비슷한 시기 <경향신문> 또한 비슷하네요. "계산해서 위로 치켜올린 듯한 눈꼬리와 이목구비가 정교하다. 전원을 켜면 컴퓨터에서 튀어나올 것 같다", 묘사, 재미있죠?

'사이보그 이미지', '사이버 미인', '참 희한하게 생긴 얼굴' 등이 데뷔 1년 만에 1억원 짜리 전속계약을 따낸 비결이라고 '분석'했던 기사들인데요. 이에 반박하듯, 당시 인터뷰에서 눈에 딱 꽂혔던 말, 딱, 한 줄이 있었습니다.

"사이버든 고전적이든 나 자신의 캐릭터를 못박고 싶지 않다."

이나영씨가 <무한도전> 녹화에 참여하기로 했다면서요. 작년 <무한도전> '우천시 취소 특집'에서 유재석씨와 전화통화로 했던 약속을 '기어코' 지킬 모양입니다. 그래서 새삼 오래 전 기사, 이 한 줄에 눈길이 갔던 것 같습니다. 왠지 이나영씨의 <무한도전> 출연 이유가 짐작될 만 해서요.

 영화<하울링>에서 여형사인 은영 역의 배우 이나영이 1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인터뷰를 하기에 영화 속 배역에 어울리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근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서... ⓒ 이정민


이렇게 생각하게 된 데는 후배 기자의 이나영씨 인터뷰 기사도 물론 한 몫 했습니다. (관련기사 : 이나영에게 물었다. 왜 하필 '짐승'이었나요?) 영화 <하울링> 선택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냥 날 던져보고 싶은 생각이었다", "설득만 된다면 푹하고 빠지는 스타일이다", 또 이런 말도 있더군요.

"이미지를 놔 버리는 편인 거 같아요. 제가 또 이미지 적이어서 그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지만 '이 작품으로 기존의 이미지를 바꾸려고 하는 건가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이미지를 생각하진 않습니다."

이미지를 생각하지 않는다, 스타 연예인으로서 언뜻 이해가 가기 어려운 말입니다만, 마치 자신의 이미지를 국한시키는 듯한 '사이버 미인'이란 표현에, 갓 스무 살 이나영이 했던 말 "자신의 캐릭터를 못박고 싶지 않다"와 잘 맞아떨어지지 않나요?

오랜 시간을 관통하는 한 스타의 '이미지 철학' 그런 것. 따라서 <무한도전> 출연은 어찌 보면 이나영씨에게는 '이미지를 놔 버리는 자신의 이미지를 관리하기 위한 지극히 자연스러운 결정'이란, 뭐 그런 것. 이렇게 생각하니 "저, 단순한 거에 잘 꽂힌다"는 말에도 어느 정도 수긍이 가더라고요.

이 정도면 배우 이나영이 <무한도전>에 꽂힌 이유로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나요? '오버하지 말라'고 하셔도 어쩔 수 없는 지극히 주관적인 해석이었고요. 글을 마치려다 보니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제가 이나영씨의 팬이자 또 '무도' 팬이거든요.

그래서 이나영씨의 <무한도전> 출연 소식이 참 반갑기는 한데...그럼 MBC 파업이 빨리 끝나길 바래야 하나? 이거 갈등되네(^^). 이상 오늘의 '스타 그때 한컷'이었습니다.

이나영 무한도전 유재석 MBC 하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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